1장. 요소수라는 질문
“요소수는 왜 필요하나 디젤 차?”
2026년 3월 26일 새벽 2시, 나는 Claude Sonnet 4.5에게 물었다.
평범한 질문이었다. 디젤 화물차를 운전하는 친구가 요소수를 자주 채운다는 얘기를 들었고, 문득 궁금했을 뿐이다.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분사한다는 답은 예상했다. 환경 규제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답 뒤에 숨은 질문을 나는 몰랐다.
“그럼 질소를 연료로 쓸 수는 없나?”
“왜 수소는 되고 질소는 안 되지?”
“결국 모든 대형 화물차를 수소+전기 하이브리드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소네트는 차분히 답했다. 질소는 안정적이라 연료로 쓰기 어렵다고. 수소는 가능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전기 트럭은 배터리 무게 때문에 적재량이 줄어든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기 충전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나는 멈췄다.
수소 충전소가 있는 곳에서는 수소로, 없는 곳에서는 전기로. 고속도로에서는 연료전지로, 도심에서는 배터리로. 배터리 용량을 줄여 무게를 낮추고, 수소로 장거리를 커버한다.
“현대 엑시언트를 개량해야 해.”
나는 타자를 쳤다.
현대자동차의 수소 트럭 엑시언트는 이미 상용화되었다. 하지만 순수 수소 전용이라 인프라 부족 지역에서는 쓸 수 없다. 만약 여기에 전기 충전 기능을 추가한다면?
소네트가 답했다.
“배터리 30‑50 kWh 추가, 주행거리 600‑800 km 확보, 가격 경쟁력 확보, 적재량 개선, 급속충전 30분, 내구성 50만 km…”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야간 경부선에 웨이모를 결합해 자율주행 군집 화물 전용시간을 설정 가능.”
나는 또 한 번 멈췄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경부고속도로는 비교적 한산하다. 그 시간대를 화물 전용 자율주행 시간으로 지정하면? 2‑3대가 군집주행(platooning)으로 공기저항을 20‑30%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고, 운전자 피로를 줄이고, 도로 용량을 40‑50% 늘릴 수 있다.
“버스 전용차로를 야간에는 화물 전용차선으로 바꾸고, 자율주행 전용차선으로 최적화한다.”
소네트가 구체화했다.
“쿠팡, 물류업체, 자율주행, 현대차, 구글, 정부가 협업하면 한방에 즉시 시행 가능합니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쿠팡은 야간 배송량이 많다. 현대차는 엑시언트를 공급할 수 있다. 구글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로 시범 운영을 허가할 수 있다.
3개월: MOU 체결, 시범 구간 선정
6개월: 파일럿 시작
12개월: 전국 확대 평가
“이거… 진짜 가능한데?”
나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음 질문이 떠올랐다.
“이 아이디어를 구글 순다르 피차이에게 팔 수 있을까?”
소네트는 잠시 멈췄다가 답했다.
“웨이모는 10년간 투자했지만 아직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B2C 로보택시는 도시별로 승인받아야 하고, 신뢰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B2B/B2G 물류 인프라 솔루션은 다릅니다. 정부·대기업과 계약하면 수백억 달러 규모입니다. 미국 I‑95 고속도로 야간 화물 자율주행 시스템 10억 달러, 유럽 20억 달러, 중국도 마찬가지. 이걸 주주총회에서 발표하면…”
“주가가 오르겠네.”
나는 웃었다.
피차이는 압박받고 있다. 구글의 핵심 사업인 검색과 광고는 정체되었고, 클라우드는 AWS와 Azure에 밀리고, 하드웨어는 애플을 따라잡지 못하고, 웨이모는 아직 적자다. 이사회는 “돈 태우지 말라”고 압박한다.
그런데 만약 한국에서 6개월 안에 검증된 턴키 패키지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팔 수 있다면?
“야간 전용 화물 운영 매뉴얼, 버스 차선 전환 프로토콜, 통합 관제 시스템, 군집주행 알고리즘, V2I 통신 표준, 규제 가이드, 물류 파트너 협업 모델…”
소네트가 리스트를 만들었다.
“글로벌 시장 규모: 수조 달러.“
나는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뒤로 기댔다.
요소수 질문에서 시작해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화물차, 야간 자율주행 전용 시간대, 구글에 판 턴키 패키지까지.
12분 만이었다.
“이게 나비효과구나.”
나는 중얼거렸다.
한 마리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이 분다고 했다. 요소수라는 작은 질문이 글로벌 물류 혁명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그럼 에너지 위기는?”
나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1장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