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숨죽여 고립된 계절
찬 바람이 세상의 문을 닫아걸 때
홀로 붉은 입술을 깨물며
눈 속에서 피어난 꽃이 있습니다.
초록 잎사귀는 시리지도 않은지
반질거리는 햇살을 한껏 머금고
가장 깊은 어둠의 한복판에서
누구보다 먼저 봄을 예언합니다.
향기보다는 빛깔로 말하는 이여
너의 붉음은 누군가의 그리움이고
너의 노란 수술은 잊혀진 약속입니다.
추위가 절정에 달할 때 비로소 웃는 너는
겨울이라는 거대한 담장을 허무는
작지만 가장 강렬한 ‘방주’의 메시지.
한겨울 차가운 대지 위로
툭, 고개 떨구며 지는 순간까지도
너는 가장 뜨거운 봄이었습니다.
